왕가위가 말하는 에로스
요즘 왜인지 온라인에서 왕가위 영화를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돈 주고 본대도 없어서 마음 아파하던차에 씨지비에서 <왕가위 특별전>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 비록 영화당 하루 1번, 굉장히 엄한 시간에 상영하지만... 요즘 주중에도 자유롭게 시간을 낼 수 있는 나의 특수한 상황(?)에 힘입어 일단 그의 영화 중 아직까지 내가 한번도 본 적 없는 영화 위주로 먼저 예매를 했다. 그 중 하나가 <에로스(Eros)> 나중에 찾아보니 이탈리아의 유명 영화감독이 왕가위와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과 함께 에로스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세개의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만든 것 같은데, 그 중에서 왕가위 편인 듯. 부제는 The Hand. 영화의 러닝타임은 앞에 광고빼면 한 시간도 채 안되고, 나는 그동안 내내 숨을 참아 야했다. 왜냐면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야해서. 벗은 몸, 노골적인 스킨십이 안나오는데 어쩜 이리도 긴장이 되는지! 방안에서 들려오는 공리의 신음 소리, 참으려 노력하지만 절정을 향해 가는것 같은 장첸의 표정과 그런 그를 응시하는 공리의 아름다운 얼굴, 공리를 위해 자신이 만든 드레스를 어루만지는 장첸의 격정적인 손길이 너무 야했다. 그리고 슬펐다. 끝까지 그녀가 그와 잠자리를 하지 않은 것은, 그녀가 손으로만 그를 사랑한 것은 그녀에게 자신의 몸은 그저 돈벌이 수단일 뿐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마지막에도 그와의 키스 역시 거부한것이고. 그에게 느끼는 감정은 그녀를 스쳐지나가는 모든 남자들에게 느끼는 감정과는 다른 것이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주었던 것과 똑같은 것을 그에게는 줄 수 없었던 것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결코 더 의미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리고 그녀를 아끼는 그를, 그녀 또한 어떤 의미에서 아끼기 때문에 말이다. 어떻게보면 우여곡절 많은 쎈여자와 지고지순한 착한남자의 전형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도 두 주인공은 너무 아름답고, 손에 땀나고...